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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계 미스터리는 태생적인 한계가 너무 많다.


우선 사건이 하찮다.

고전부 시리즈 / 애니판 빙과만 해도 이 때문에 2화 정도에서 하차하는 사람이 부지기수다. "왜 별 것도 아닌 걸 과장하느냐"라는 게 그들의 공통된 시청소감. (3화부터 재미있어지는데.. 인생 절반 손해 본 사람들 ㅉㅉ)

사람이 죽어나가는 다른 본격 추리물에 비하면 일상계 사건들은 너무 귀엽다. 이걸 <풀만한 가치가 느껴지는 상황>으로 만들 수 있느냐가 결국 작가의 역량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따라서 일상계 미스터리는 후던인(Who done it)도 하우던잇(How done it)도 아니며, 와이던잇(Why done it)의 문제로 귀결된다.

어떻게 그 사건이 일어났는지, 누가 했는지는 그냥 금방 나온다. 사건이 하찮으니까. 핵심은 <걔가 왜 그랬는가?>이다.

결국 일상계 미스터리는 사람 사이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그게 없으면 남는 건 결국 하찮은 사건 쪼가리들 뿐이므로. 달리 말하자면, 일상계 미스터리를 잘 쓰려면 다양한 인간관계를 겪어보거나 관찰한, 원숙한 경험을 쌓은 작가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 된다.


거기다 덧붙여서 중심 사건 이외의 내용도 엄청나게 넣어야만 분량을 채울 수가 있다.

그게 다른 미니 사이즈의 사건이든, 주인공의 회상이든 무엇이라도 좋지만 큰 줄기의 중심 사건과 너무 따로 놀아서는 안 된다.


일상계 미스터리는 잘 쓰기가 정말 어렵다..